눈과 손으로 함께 읽기, 센시 김성진 실장
2022.12.08

admin

세상은 살면 살수록 내가 모르는 세계가 더 많다는 걸 깨닫는 것 같아🧐 그 중 하나가 바로 ‘점자’인데, 부끄럽지만 그동안 점자책엔 점자만 있을 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어😮

 

하지만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글과 그림이 함께 있고, 만지면서 봐야하기 때문에 종이의 질도 굉장히 높더라고🙌

 

그래서 그 책을 누가 만들었냐고? 뛰어난 점자 콘텐츠 제작 기술력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진출에 앞장서고 있는 ‘센시’라는 사회적 기업이야🌱

 

센시의 ‘SENSEE’는, SENSE와 SEE의 합성어로 ‘손🤲으로 읽는다’, 감각으로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을 대체한다는 의미로 탄생했어. 국내엔 약 25만 명의 시각장애인이 있고, 전 세계로 따지면 약 3억 명의 시각장애인이 있대.

 

점자는 시각장애인과 그들의 가족 그리고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고 믿는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문자야. 손끝으로 느끼는 감각❤️‍🔥과 변화를 만들어가는 김성진 실장님의 인터뷰, 지금 바로 시작할게!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센시 주식회사에서 실장으로 근무하는 김성진이라고 합니다. 국내외 점자책 시장을 분석하고 회사의 전반적인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센시가 하는 일이 궁금해요.
대표적으로 점자책을 제작하고 있어요. 시중에 점자로 된 책들이 부족하거든요. 점자책을 한 권 만들기 위해서는 문자를 점자로 바꾸는 ‘점역’ 작업이 필요한데, 보통 과거에는 6개월 정도 걸렸어요.

 

‘점역사’들이 점역을 해야 되니까 들어가는 인건비도 있고, 점자책의 수요가 적어 소량 제작하다 보니 비용의 문제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콘텐츠가 굉장히 드문 게 현실이었어요.

 

 

시각장애인분들의 콘텐츠 접근성이 굉장히 낮았군요.
맞아요. 그래서 시각장애 아동들을 위한 동화책 및 각종 교구재, 아이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해리포터> 시리즈 같은 소설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가 만든 동화책들을 보시면 점자와 그림이 같이 인쇄가 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동화책을 예로 들자면 대부분 사람들은 점자책을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도서로 생각하지만, 아닌 경우가 더 많거든요.

 

시각장애인 부모와 비장애인 아동을 포함해서 부모와 아이가 책을 읽고 교감하는 것은 굉장히 소중한 추억입니다. 센시는 그 소중한 추억을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도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사려 깊은 센시의 기술력이 돋보이네요. 또 다른 특징이 있나요?
시각장애인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편집, 인쇄, 도서 제작 등 모든 과정을 자체 공장에서 직접 처리한다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변환, 관리하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했고, 도서제작 과정에서도 사용자인 시각장애인과 그 가족을 고려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전 제품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시각장애인을 위한 아이디어를 갖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센시의 창업자는 시각장애인의 가족이에요. 그 어떤 기업보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깊어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방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센시는 모두가 동등한 선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첫 번째가 도서에 대한 접근과 선택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시각장애인의 편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센시만의 고민이 느껴지네요.
센시의 매출의 대부분이 수출에서 발생합니다. 한국만을 타겟으로 하지 않아요, 시각장애인은 전세계 어디든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사회적기업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보편적인 사회적 문제니까 큰 시장에 초점을 둔 해결이 필요하잖아요. 저희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인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어렵지는 않나요?
잘 모르다보니, 시각장애인과 관련된 경험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암흑 속에서 시각을 제외한 감각으로 체험하는 전시 <어둠 속에 대화>를 참여했는데요.

 

그걸 계기로 시각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에 대해 깊게 고민해볼 수 있었어요. 안 보인다는 게 제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불편하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인간의 감각 중에 시각이 주는 직관성이 이렇게나 중요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맞아요. 살아가다보면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죠.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는 결론이 나왔죠.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는 책의 직관성을 그 누구도 못 따라가거든요. 눈을 대체할 수 있는 감각 중 하나가 촉각이어서 책에 더 확신을 갖게 됐어요.

 

장애 유무를 떠나 책의 가치는 누구에게나 동등한 것 같아요.
점자책도 일반 책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매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책이 없어서 콘텐츠를 누릴 수 없다는 걸 누가 상상이나 하겠습니까? 하지만 시각장애인의 현실은 그렇죠. 장애 유무를 떠나 차별 없는 선택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해요.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실 것 같아요.
도서에 대한 접근 편의성과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고민과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편리성을 위한 다양한 도서 구독 서비스와 저시력자를 포함하는 시각장애인 온라인 도서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노력과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분들이 원하는 책을 만드는 미래가 오겠네요!
나아가, 기술이 발전한다면 점자책과 비점자책의 가격이 비슷해질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있어요.

 

자체 공정을 통해 점자책과 비점자책의 가격 차이를 많이 줄였지만 아직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가격적인 부분은 자동화 자율 공정을 통해 곧 가능하리라 보고 있고요.

 

더불어 소량 주문제작도 가능한데요.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소량 주문제작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무인 제작 시스템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출판 콘텐츠의 적극적인 수요자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센시’를 한마디로 정의해주세요.
회사명에 다 있습니다. ‘만지면서 본다’ 우리가 손으로 만지고 느낀다고 하는데, 눈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들은 '손으로 본다. 손으로 읽는다'고 합니다.

 

즉 촉각이 시각을 대신하고 있죠, 센시는 보는 관점을 확장을 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그 시야를 한층 더 넓히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