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약초농부의 희망, 이풀약초 문정희 사무국장
2023.11.23

admin

드라마나 영화에서 심마니가 "심봤다~!"📣라고 외치는 모습 본 적 있지? 목청껏 환호하며 기뻐한 걸 보면, 약초가 정말 귀하기는 했나 봐.


요즘에는 우리 땅에서 자란 진짜 약초🌱를 찾아보기 어렵대. 외국에서 값싸게 약초를 구해올 수 있게 됐거든.

 

그렇게 우리 약초가 자리잡은 땅에 외국에서 들여온 약초들이 자라고 있어. 신념을 지키면서 정직하게 우리 약초를 키워온 농부들이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는 중😥


오늘은 정성 들여 가꾼 우리 약초로 환경과 사람을 이롭게 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어. 이풀약초협동조합 문정희 사무국장님과의 인터뷰, 지금 바로 시작할게!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문정희 사무국장 사진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풀약초협동조합에서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문정희입니다. 

 

어떻게 처음 약초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이풀약초를 설립하기 전에 우연히 한국생약협회에서 소식지를 만드는 일을 했어요. 처음에는 약초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업무를 하며 자연스럽게 약초에 대해 알게 되었죠. 이후 약초 관련 일을 협동조합 형태로 계속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약초라고 하면 일상과는 조금 거리감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약초는 다양한 곳에서 굉장히 많이 활용되고 있어요. 예를 들어 한방 재료가 들어간 샴푸, 화장품이 있죠. 차는 물론 면이나 국수 등 음식에도 들어 있어요. 


약초라고 인식하지 못할 뿐이지, 실제로는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소소하지만 많은 곳에서 약초가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컴퓨터 앞에 앉아 업무를 하는 문정희 사무국장 사진

 

이풀약초에서 업무를 하며 어려운 점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어려운 건 역시 ‘판매’를 해야 한다는 거예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진심’입니다. 


이풀을 설립해서 운영하다 보니 상품 마케팅, 홍보와 같은 부분이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마케팅 기술을 배우려고 애썼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상품에 진심을 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장의 논리를 떠나 생존할 수는 없지만, 마케팅만큼이나 이 상품을 왜 만들었고 어떻게 소비자에게 전달할지, 그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진심은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에게 가 닿는 힘이 있으니까요.

 

사무국장님이 생각하는 진심💖이 담긴 상품은 무엇인가요?
구체적인 대상을 생각하고 만들면 진심이 담긴다고 생각해요. 내 가족이나 지인을 떠올리며 그 사람에게 필요한 뭔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을 담는 거죠.

 

약초 워크숍에서 설명을 하고 있는 문정희 사무국장 사진

 

이풀약초에서 일하면서 생긴 변화🎈가 있나요?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아요. 예전에는 식당에서 밥만 먹고 나왔다면, 지금은 마케팅 관점에서 성공 요인을 분석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이풀에서는 직접 제 손으로 상품을 기획해서 만들고 판매까지 해요. 사단법인에서 다른 사람들의 업무를 피상적으로 보기만 했던 때와는 다르죠.
 

일하면서 도움이 된 나만의 장점이 있다면요?😏
한 가지에 꽂히면 깊게 몰입하는 성격이에요. 이런 저의 특성이 약초 분야에서 20년 넘게 일하는 동력인 것 같아요. 과거 사단법인에서 약초 홍보 행사를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경험들도 현재 이풀을 운영하는 바탕이 된 것 같아요.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있나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이풀이 어느덧 10년차로 접어들었는데요. 소규모 기업이 상품을 대량 생산해서 판매하는 방식이 적합한가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대량 생산과 판매가 가능하려면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따라줘야 해요. 그런데 저희와 같은 소규모 기업은 생산 단위가 큰 대형 기업과 달리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올해부터 저희의 규모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로 수정해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소규모로 만나서 직접 약초를 경험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가는 형태에 집중해보려고 해요.

 

쌍화차 프로그램 종이와 그 위의 약초 사진

 

올해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자와 가깝게 만나는 방향 전환💡은 어땠나요?
생각했던 것보다 사람들이 많이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내년에는 조금 더 긴 호흡으로 다양한 프로그램과 원데이 클래스를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사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비용과 효율을 따진다면 당장 큰 수익을 가져다주지는 않아요. 그래도 사람들과 가깝게 만나면서 이풀의 단골 고객, 마니아층을 꾸준히 만들어나가려고 해요.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 참가자 반응이 있나요?🙂
“프로그램 내내 대접받는 기분이었고 감동이었다”는 한 참가자의 소감을 듣고 뭉클했던 기억이 나요. 약초를 새롭게 경험하는 시간 속에서 느끼게 하고 싶었던 것이 바로 그 지점이었거든요. 


전반적으로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약초 원료를 하나하나 맛보고 경험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특히 쌍화차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좋았어요. 그래서 이후 쌍화차 워크숍을 진행하고 굿즈를 만들어서 판매했는데, 이때 반응도 정말 좋았습니다.

 

이풀약초 제품 앞에서 설명하며 서 있는 문정희 사무국장 사진

 

우리 땅에서 재배한 약초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의 생산 기반을 지켜나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옛날에는 우리나라에서도 100여 종 넘는 다양한 약초가 생산되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30종 내외밖에 안 되거든요. 농촌 일손은 갈수록 줄어들고 인건비가 비싼 국내에서 생산된 약초는 값싼 수입 약초와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요. 판로를 찾지 못한 국산 약초의 재배 품목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죠.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국내산 약초를 이용해서 상품을 만들고 소비해야 농부들도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어요. 농사를 짓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생산 기반이 줄어들고, 그렇게 된다면 결국 미래에는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외국에서 모두 수입해야 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풀의 조합원 농부 분들과는 어떻게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게 되었나요?
사단법인 때부터 오랜 기간 동안 이분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서로에 대한 신뢰인 것 같아요. 이풀이 특별히 금전적인 이익을 주거나, 대량 판매를 도와주는 건 아니거든요. 


하지만 이풀은 이미 개척된 판로 외에도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고, 새로운 형태로 소비자와 만날 수 있도록 조력하고 있어요. 이런 취지에 공감해서 협동조합을 같이 만들고 활동을 하고 계시죠.

 

이풀약초협동조합의 제품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다면요?
믿을 수 있는 원료입니다. 이풀에서 만드는 모든 상품은 얼굴 아는 농부들이 우리 땅에서 생산한 토종약초가 메인이에요. 단가 경쟁하느라 어디서 누가 생산했는지 모를 값싼 원료를 사용하는 곳과는 본질적으로 달라요. 


처음엔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지만 두세 번 마시다 보면 확실히 다르죠. 첫눈에 반할 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볼수록 매력적인 사람처럼, 마실수록 질리지 않고 편안한 맛이 이풀 차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3개의 찻잔과 그 앞의 오미자 사진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몸과 마음의 건강관리를 우선순위에 두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10년 정도 달려오니 번아웃이 오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되더라구요. 결국 스스로 즐거운 상태여야 일도 더 잘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나 자신을 온전히 돌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무엇을 하며 쉬시나요?
평소 관심 있었던 활동을 해요. 재봉틀 다루기나 인센스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 같은 것들이요. 티 클래스에 참여하기도 하고, 전시를 보거나 멍 때리기도 해요. 익숙한 집 주변 공원을 산책하기도 하고 무작정 걷는 것도 좋아해요. 낯선 곳을 기웃거리며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고 충전도 하는 것 같아요.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싱글티를 전시해두고 마셔볼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숍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사람들이 편하게 와서 차를 시음하고 필요한 만큼 사갈 수 있게요. 거기서 작은 체험 프로그램도 같이 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다양한 분야와 형태로의 페어링도 시도해 보고 싶어요. 올해 식경험디자이너 강은경 대표님과 함께 새로운 약초경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했던 것처럼요. 요가나 명상, 여행, 미술이나 음악 분야와도 약초를 연결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끝으로, 담당자님에게 ‘이풀약초’는 어떤 의미💓인가요?
세상과 소통하는 또 하나의 언어인 것 같아요. 이로운풀 약초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잘 전달할지, 이풀을 어떻게 다른 세상과 연결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기 때문이에요. 또, 사람들이 이풀약초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지도 들여다 보죠.


설립 당시 내건 슬로건이 “몸을 이롭게, 땅을 이롭게, 함께해서 더 이로운 이풀”이었어요. 정성들여 약초를 가꾸는 것부터 몸에 이로운 상품을 만들고 전달하기까지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면 좋겠다는 뜻을 담았죠.

 

‘이로운풀’ 이풀은 앞으로도 건강하고 새로운 약초 경험을 제안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로운 풀로 많은 분들께 이로움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