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산 물건에는 고스란히 나만의 취향과 생각 담겨 있어. 그래서 단돈 천 원💸이라도 허투로 쓰고 싶지는 않지.

그냥 좋은 걸 싸게 사고 싶은 게 아니고! 생산자와 지구에게 적절한 대가를 치르고 싶은 마음이지.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AFN : Asia Fairtrade Network, 이하 '아공네')에서 파는 캐슈넛, 초콜릿, 커피, 건망고, 계피... 모든 먹거리는 생산자에게 적절한 가격을 지급하는 공정무역으로 만들어졌어.

아공네의 이강백 대표님을 만나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정무역 이야기, 그리고 결과와 과정을 함께 중시하는 소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어!

동정보다는 공감, 일회적인 기부보다 지속가능한 도움

반갑습니다.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2012년 창업한 아공네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어요. 회사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한국 공정무역 시장에서 취급하는 품목은 몇 종류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단순한 편이었는데요. 아공네가 국내 최초로 캐슈넛, 계피, 건망고, 건파인애플, 카카오닙스 등을 공정무역 제품으로 개발했죠. 

로컬푸드와 공정무역을 결합한 로컬페어트레이드 상품에도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도전했고요. 초콜릿의 원재료인 카카오빈을 현지 농장에서 확보해 로스팅, 멜팅, 생산까지 제조사가 직접 담당하는 빈투바(Bean To Bar) 초콜릿도 최초로 국내에 소개했습니다. 

기업명에 아시아🌏가 들어가는 이유는, 아시아 지역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어서인가요?🧐
아시아는 지구에서 가장 큰 대륙이에요. 세계 인구의 약 60%가 거주 중이고요. 빈곤 인구 비율도 가장 높죠. 하지만 아시아의 빈곤층에 대한 지원은 아프리카나 남미에 비해 부족한 편이기도 해요. 대한민국 역시 아시아의 일원으로서 함께 협력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그런데 1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다각도의 변화를 준비하면서, 기업명도 다시 생각해 보는 중입니다. 더 큰 세계를 포용하고, 더 많은 이들에게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바꿔볼까 해요.

공정무역은 왜 중요할까요? 
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개발도상국이나 경제 발전의 혜택에서 소외된 생산자에게도 마찬가지예요. 공정무역은 생산자 조합과의 직거래하며 정당한 구매대금을 지불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보장하고 경제적 자립을 도와주죠. 

판매 수익금 일부는 생산지의 환경 유지를 위해 쓰이며 유기농 혹은 친환경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요. 이는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질 좋은 상품 생산으로 이어지며 경제적 이익을 순환시켜요.

공정무역은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드는 역할을 하는 셈이에요.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모두 유익한 무역을 통해 부의 평등한 재분배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죠.

지구는 둥그니까,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어

공정무역에서 말하는 생산자는 현지의 소농을 칭하는 것이죠? 
맞아요. 공정무역은 소농을 살리는 거래 방식이에요. 전 세계 고용 인구의 42%를 차지하는 소농이 사라지지 않고 유지되어야만 지구도 살아남을 수 있어요. 

소농이 살아야 지구🌏가 산다는 건 무슨 말이죠?

농업은 기후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으면서, 동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산업이에요. 매년, 전 세계 곳곳에서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장을 만들기 위해 수백 만 헥타르의 밀림을 불태우고 있어요. 나무가 사라진 숲에서는 사막화가 시작되죠.

대규모 농장들은 지하수를 독점하며 대수층을 고갈시키고 토지에 농약과 비료를 뿌려요. 이런 농업 방식은 극심한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을 초래하고, 비료가 증발하면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수백 배나 강력한 온실가스를 만들죠.

플랜테이션 농업 과정에서 대기업의 지하수 독점으로 농수를 공급받지 못하는 현지의 소농은 자기 땅이 있어도 농사를 짓지 못하는 상황에 몰려요. 매년 수십 만 명이 기아로 목숨을 잃고 난민이 되어 떠도는 근본적인 원인은 플랜테이션 농장의 물 독점에 있습니다.

공정무역 제품의 인증제도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공정무역 인증제도는 크게 2가지 정도로 나뉘는데요. 국제 공정무역 상표기구 FLO와 세계 공정무역 기구 WFTO의 인증이 그것입니다. 제품 구입시 해당 마크가 있다면 공정무역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아공네의는 공정무역을 실천하는 사회적기업들의 유일한 글로벌 협의체인 WFTO의 정회원으로 가입되어 있고, GS(Guarantee System)인증을 취득했어요. GS인증은 WFTO의 회원으로 WFTO의 공정무역원칙을 준수하며 공정무역을 실천하는 단체라는 것을 보증하는 제도에요.

까다로운 심사와 방문 인증을 거쳐야 취득할 수 있죠. 취득 후에도 매년 모니터링을 통해 갱신하면서 철저히 관리되고 있어요. 

10주년을 맞이한 아공네, 앞으로의 10년은 어떨 것 같나요? 
10주년을 기점으로 다시 한 번 전열을 가다듬을 생각이에요. 이제는 공정무역을 기반으로 유기농, 비건으로까지 영역을 넓혀가면서 제품군을 다양화시킬 예정입니다. 더욱 다채로운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려고 해요. 

소비자의 입장에서 공정무역 제품의 매력⭐은 뭘까요?  
공정무역 플랫폼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장점은 건강한 방식으로 재배되었다는 점이에요. 생산자와 직접 거래하며 엄격한 관리 기준에 따라 만든 먹거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소비자 분들이 제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거쳐온 손길에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공정무역 제품을 산다는 것은, 빈곤의 고통에 시달리는 누군가의 자립을 돕고, 지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가치를 돌보는 소비가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