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북스]에게 들려줘, 너의 이야기🎙️
2022.03.18

admin

 

들어주면 풀려요👂

 

서울의 오래된 동네 청파동, Always 라는 이름의 편의점이 하나 있습니다. 학교 선생님으로 은퇴하고 편의점을 차린 사장은 자신의 지갑을 주워준 '독고'라는 노숙자를 야간알바로 채용합니다.

 

알콜성 치매로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고 말도 행동도 어눌한 독고가 야간알바를 시작한 후, 편의점은 이상하게도 북적거리기 시작합니다. 독고는 누구의 무슨 이야기든 가만히 들어주기 때문이죠. 독고는 말합니다.  "들어주면 풀려요." 

 

소설 <불편한 편의점> 속 이야긴데요. 서점에 갈 때마다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 책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많은 사람이 치유와 위로를 원하는구나. 마음을 돌보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반갑지만, 그만큼 더 외로운 시대를 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282북스라는 이름의 수상한 출판사가 하나 있습니다. 출판사라면 보통 원고를 투고 받거나 작가를 발굴해서 책을 출간하지만 282북스에서는 각자 고민을 가져온 사람들이 함께 마음을 듣고 말하고 나누는 것에서 출발하죠.

 


한 번쯤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것 같고,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때가 있지 않나요? 때론 긴 터널에 갇힌 것 같기도 하고요. 282북스 역시 그런 터널에서 시작됐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그만두고 1년 가까이 혼자 집에 틀어박혀 지냈다는 강미선 대표는 사회와 단절된 느낌에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 아침에 우는 참새 소리, 이웃집 할머니 기침 소리 같이 아주 사소한 것을 기록하면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좋은 치유의 과정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경험이었죠.

 

'들어주는 것'에서 '들려주는 것‘으로

 

강미선 대표는 동네의 작은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학교 폭력을 당해 마음에 상처 입은 아이들과 글쓰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피해 학생이 잊고 싶은 기억에 대해 쓴 글을 읽고, 이런 마음을 가해 학생에게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래서 피해 학생의 마음이 담긴 글을 학교 근처에 포스트잇으로 붙여뒀어요. 그러자 포스트잇을 읽은 가해 학생이 찾아와 사과를 건넸다고 해요. 이를 계기로 강미선 대표는 개인적인 치유도 중요하지만,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이 듣게 해서 사회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282북스


그것을 위한 방식으로 예술을 선택한 이유 역시 같습니다.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중이 관심이 있을만한 작품으로 만들어서 “여기 문제가 있다”고 더 크게, 더 널리 알리는 것. 듣게 하는 것. 282북스가 하는 일입니다.

 

✅ 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

 

282북스

 

282북스에서 출간한 이야기 사진집 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는 그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12명의 작가는 한때 자살을 생각하고, 시도하기도 했던 청년들입니다.

 

비슷한 상처가 있는 이들이 함께 모여 글쓰기와 연기 워크숍을 통해 나를 발견한 시간을 가지고, 마지막으로 ‘나의 이야기’를 컨셉으로 한 필름 사진 작업을 했는데요. 그 이야기와 결과물을 모아서 사진집을 냈죠.

 

282북스

282북스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자신의 얼굴과 이야기를 드러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닐 텐데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혼자 자살을 생각하며 괴로워하고 있을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그리고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들에게 향하는 날카로운 편견을 부수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했습니다.

 

282북스

282북스

282북스

 

282북스에는 이외에도 암 경험자들과 함께한 암 어 모델, 이주 여성들과 함께 영화를 만든 나는 [네모] 입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하거나 노령견을 키우며 이별을 준비하는 이들과 함께 한 우리 같이 행복하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사회적으로 의견을 말하기 어려운 소수의 사람이 상처를 함께 나누면서 더 큰 목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과정이었죠. 

 

 

✅ 절찬 모집중 <드리머; 꿈을 만드는 아이들>

 

282북스

 

282북스에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외국에서 살다가 중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살아가는 중도 입국 청소년은 쓰는 언어나 외모, 성장 환경이 다르다는 이유로 소외 받기 쉬운데요. 각자 살아온 배경에 관계없이 춤으로 소통하면서 댄스뮤지컬과 영화까지 만들어갈 수 있는 경험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 17세에서 19세까지 춤을 좋아하고, 춤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고 하니까요. 둠칫둠칫 하는 서라비들, 출동해주세요! 💃💃 

 

 

👉282북스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