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가족 곁에 깃든, 아해하제
2023.10.23

admin

새끼손가락 걸고 꼭꼭 약속🤙한 적 다들 있지? 앞으로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기를 약속하기도 하지.

 

여기, 모두가 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로 약속한 곳이 있어. 바로 발달장애인 당사자, 보호자, 전문가가 함께 모여 만든 아해하제사회적협동조합🧒👦이야. 

 

오늘은 아해하제의 최경민 대표를 만나 발달장애인과 함께 하는 삶을 위한 노력에 대해 이야기 나눠 봤어🤗

 

 

✅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최경민 대표 사진


아해하제사회적협동조합(이하 아해하제)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아해하제는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이 지역사회 일원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협동조합입니다. 지역사회에서 가치와 의미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주요 사업으로는 3가지가 있는데요.

 

첫째, 성인발달장애인 자립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4명의 발달장애인이 살아온 지역에서 자립에 성공했어요. 둘째로, 서초구 사회복지서비스 기관으로 지정받아 현재 23명의 성인 발달장애인분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인 발달장애인 2명을 고용하여 식품제조판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해하제’는 무슨 뜻인가요?
‘아이’의 순우리말인 ‘아해’와 ‘미래’를 의미하는 ‘하제’를 결합하여 ‘아이들의 미래’라는 뜻을 담았습니다. 


아해하제 부모 자조모임이 처음 만들어진 2010년 당시, 현재 조합원인 발달장애인분들이 학령기에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어요. 그때는 아이들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러웠는데 이제는 모두 성인이 되다 보니 아해하제라는 명칭이 맞는지 고민되더라구요.

 

하지만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평생 아이라고 생각하여 오랫동안 사용했던 아해하제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고 있어요.

 

어떻게 아해하제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2010년 강남, 서초, 송파에 있는 특수학교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아해하제발달센터가 중심이 되어 자조모임을 진행했어요. 시간이 지나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하게 되며, 성인이 된 아이들을 새롭게, 더 잘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됐죠. 그 과정에서 보호자 분들이 협동조합 이사와 조합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시며 2019년 아해하제사회적협동조합을 창립하게 됐어요. 


대표자인 저 역시 자조모임 때부터 참여했는데요. 발달장애 관련 전문가로서 회원 분들과 오랫동안 쌓아온 관계에 비전을 더해 법인에 참여했습니다.

 


✅ 다양성을 존중하는 맞춤형 돌봄

 

주간활동서비스 사진


주간활동서비스와 공동생활가정이 무엇인가요? 각 서비스의 특징과 차이점을 알고 싶어요.
주간활동서비스는 욕구에 기반한 지역사회 서비스이고, 공동생활가정은 돌봄을 통한 자립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자세히 말씀드리면, 주간활동서비스는 성인발달장애인이 낮 시간 동안 지역사회에서 욕구에 기반하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을 말해요.

 

공동생활가정은 성인발달장애인이 가정에서 자립하여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것을 의미해요. 보건복지부 산하 장애인복지시설로, 탈시설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죠.

 

발달장애 당사자와 보호자에게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언론에서 발달장애 당사자 및 보호자의 양육 부담에 대한 기사를 접하신 적이 있을 거예요. 때때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하고요. 


발달장애는 그 특수성으로 인해 평생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며, 보호자에 대한 지원까지 포함돼야 한다는 외침이 많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과 평범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어야 하고요. 하지만 아직까지 어려움이 많습니다. 많이 발전되었지만 사회 전반에 깔린 인식개선은 물론, 제도적인 측면도 중요하고요.


무엇보다 사람 개개인의 특성이 모두 다르듯 발달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의 특성이 너무 달라요. 하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서비스와 돌봄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게 현실이죠.

 

평범한 사람답게 지역사회 내에서 삶을 영위한다는 것. 쉬울 것 같지만 너무나도 어렵기 때문에 미시적, 거시적 측면에서 세밀하고 체계적인 돌봄서비스 지원이 필요합니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요. 발달장애에서 돌봄 서비스는 다양한 스펙트럼과 특수성으로 인해 종종 개인의 다양성이 무시되기 쉽거든요. 자기주도적 표현이 어려운 당사자의 경우에는 보호자의 의견이 적극 수렴될 수 있는 구조도 마련되어야 하고요. 


또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인 종사자들의 소진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돼야 합니다. 

 

아해하제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해하제에서는 내부 전문가와 보호자, 외부 전문가가 함께 지원팀을 만들어 이용자 개개인 맞춤형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건강에서부터 지역사회 활동까지 말이죠.


또한 종사자가 소진되지 않고 오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정서적 지원과 내·외부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업무 분장을 통해 소진을 줄이고, 욕구에 기반하여 사업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타 기업보다 높은 임금을 줄 수 있는 지원체계도 마련되어 있어요.

 


✅ 사랑과 마음이 천천히 숙성되는 간장처럼

 

깃든식품 고용 사진


식품 브랜드 ‘깃든식품’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성인기에 접어든 발달장애 당사자를 고용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취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자 운영을 시작했어요. 현재 2명을 고용해 일상에서 경제 관념을 정립하고 주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깃든식품’의 주요 상품으로 간장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발달장애에 관한 교육과 삶의 전반이 발효식품처럼 오랜 시간 천천히 숙성되는 과정과 시간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진면모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저희에게 굉장히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깃든식품’만의 특별한 점을 소개해 주세요.
깃든식품의 제품들은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과 함께 공동연구해 개발한 제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제품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맛간장은 우리 농산물을 활용하여 생산되고 있으며, 깃든쯔유는 일본식 간장을 국산화하는 연구 과정에서 개발되었습니다. 국간장은 전통 방법을 고수해 10년 이상 숙성한 간장을 판매해요.

 

이번에 출시된 맑은 간장은 우리나라 홍게와 꽃게를 사용해 풍미와 맛을 더한 제품으로, 어떠한 요리에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함께 그리는 미래 

 

회의하는 아해하제 직원 사진


아해하제를 운영하며 보람찼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너무 많지만 몇 가지를 꼽는다면 창업 과정에서 서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얘기 나누면서 비전과 미션을 정했던 팀학습 과정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서초구에 있는 발달장애 주간활동서비스 제공기관 개소식에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방문해주셨던 순간, 지원사업들에 참여해 성과공유회 발표를 하고 상금을 받았던 순간들, 그리고 올해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오히려 소소한 순간인 것 같아요. 저희 조합원과 직원, 이용자 모두가 연말에 모여 마지막을 함께 축하하고 더 나은 미래를 도모하고자 함께 식사하며 웃음을 나눴던 순간이 가장 따뜻하게 남아있어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사회복지사업을 더욱 확대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위탁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또, 깃든식품에서 더욱 많은 취약계층을 고용하려고 합니다. 현재 제품 홍보 및 판매, 신제품 출시에 집중하는 중입니다.


이외에도 지역사회에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지원을 도모하려고 해요. 발달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동화되며,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입니다.

 

끝으로 정도가 심한 발달장애인을 위한 돌봄 및 종합 지원 서비스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해하제가 그리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발달장애 당사자와 가족이 주도적으로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며 삶을 영위하는 것이에요. 조력자들이 끊임없는 지원이 이루어지길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모습이 그려지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과거보다 현재 모습이 당사자와 가족분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미션을 향해 더 추진력 있게 달려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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