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이 넘쳐나는 세상이야.
프랜차이즈 카페에 가면 MD 시즌상품이라면서 화려한 텀블러와 컵들이 시선을 감싸지. 무슨무슨 브랜드에서 행사만 했다하면 로고 박은 머그잔을 많이도 나눠주고 말이지.
다들 입이 여러 개 달린 걸까? 입은 하나인데 왜들 그리 컵을 수십 개나 모아대는지 모르겠어.
그런데 얼마 전에 진짜 좋은 컵을 선물로 받아서 소개해주려고 해.
바로 허스키컵이야!
딱 보면 플라스틱 같지? 만져봐도 단단한 게 영 플라스틱 같아.
하지만 허스키컵는 커피 공정에서 버려지는 생두 껍질을🫘 업사이클링해서 만든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어.
내가 화학 전공이 아니라서 원리는 잘 모르겠지만 허스키컵은 플라스틱컵보다 훨씬 더 좋아. 고온에서 변형이 전혀 없고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지 않거든.
유리컵보다도 좋아. 일단 가벼워. 컵 무게가 별건가 싶지만 은근이 신경쓰이는 거 알지? 그리고 깨질 염려가 없어.
세로로 된 줄무늬가 있어서 컵에 뜨거운 음료를 담아도 잡기 어렵지 않아. 덕분에 컵홀더가 필요없지. 표면에 물방울이 맺혀도 사이로 빠져나가니까 미끄럽지 않고.
신석기 시대에 빗살무늬 토기가 유행했던 게 이런 원리 때문일까? 조상님들의 지혜를 잘 응용한 허스키컵 칭찬해~!👏
컵의 재질이 걸걸해서 '허스키'컵은 아니야.
Husk는 곡물의 껍질이라는 뜻이지. 커피의 껍질을 재활용해서 만든 컵이니까 적당한 이름인 거 같아. 컵도 따지고 보면 액체를 답는 껍질이니까!
근데 생각해보면 낭만 그 잡채... 한 몸처럼 지내던 커피와 커피 껍질이 헤어졌는데 서로 생사여부도 모르고 살다가 어느 날 영화처럼 다시 만난 거야😥
껍질아 그동안 잘 지냈니?
여기까지 오는 동안 참 고생 많았구나.
우리 이제 다시 헤어지지 말자...
그럼 주접은 그만 떨고 허스키컵으로 커피를 한 번 마셔볼게.
이건 집에 있는 커피머신 '일리'야. 네스프레소보다 저렴한데 디자인은 더 예쁜 것 같아. 나름 일리 있는 선택이지?
그리고 이건 다회용 캡슐이야. 일리의 커피캡슐은 알고보니 플라스틱이더라고. 몇 번 먹다가 쓰레기 나오는 걸 보고 현타가 와서 샀어. 스테인리스 재질이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지!🪄
네스프레서 캡슐은 수거해서 재사용한다고는 하던데 그것도 영 귀찮을 것 같아.
커피: 내려갈게
(씨익)
분위기 있는 컵에 마시니까 커피가 더 고급스러워지는 느낌이야☕
마지막은 허세를 담아 갬성 사진 한 장.
참고로 허스키컵을 만드는 회사 'Huskee Cup'은 호주의 비콥이야.
비콥(B-Corp)은 사회환경적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해서 높은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에게 붙는 인증이지. 글로벌 수준에서 인증받은 사회적기업이야. 대박... 엄청난 회사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