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귀찮은 나, 왜죠?
2022.03.30

admin

 

'함께'는 어렵고 '혼자'는 외로워서

 

어쩌다 가끔 혼자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갈 때면 복잡한 기분이 들곤 해요. 불편한 자리를 피해 일부러 혼자 먹기를 택했을 땐 일단 자유로워서 좋다 싶은데요. 밥을 먹다 보면 이내 '내가 너무 사회 부적응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쩔 수 없이 혼자 먹을 땐 또 왜 괜히 처량맞게 느껴지는지. 일행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는 사람들에게 자꾸 눈길이 가죠. 혼자이고 싶지만 아주 혼자는 싫고, 함께 하고 싶지만 너무 함께는 또 싫은 이 마음.

 

그건 아마 인간관계를 경험하면서 마음에 생겨버린 크고 작은 상처들 때문이겠죠.

 

그래서 우리 마음도, 오래 쓸 물건을 정성껏 관리하는 것처럼 한 번씩 자세히 들여다보고 돌봐주는 시간이 필요한데요. 이 '마음 챙김'을 도와줄 특별한 장소들로🙋‍♀️안내해 볼게요.

 

당신의 '진짜 안부'가 🤷‍♀️궁금합니다

 

 

혹시 여행지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으세요? 의외로 찐친들에게도 어려웠던 이야기가 술술 나오더라고요.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더 거리낌 없이 나를 꺼내보일 수 있고 나 역시도 상대의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들을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

 

리트릿 커뮤니티 '라이프쉐어'는 실제로 그런 경험을 통해 만들어졌어요. 

 

부업으로 에어비앤비를 운영했던 최재원 대표는 처음 만난 여행자들과 오히려 솔직하고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그런 대화가 평소엔 풀 수 없었던 고민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는 걸 알게 됐는데요. 그때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며 공감했던 독일 가정의학과 전문의 루카스와 함께 2017년 라이프쉐어를 만들었죠. 

 

 

가장 먼저 했던 프로젝트는 라이프쉐어 캠프. 낯선 사람들과 1박 2일을 함께 보내며 밤새 인생 토론을 나누는 기획이었는데요. 7시간 만에 140여 명이 신청할 정도로 호응이 좋아서 깜짝 놀랐다고 해요.

 

그저 인사말로 건네는 '잘 지내지?'가 아니라, '정말 잘 지내고 있나요?'하고 진짜 안부를 묻는 대화가 다들 필요했던 거죠. 라이프쉐어는 그래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해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있어요.

 

 

5주에 걸쳐 🌕밤마다 온라인으로 모여 의미 있는 질문을 공유하고, 나에 대해 글을 써보는 <나를 쓰는 밤>은 벌써 2기를 모집해 진행되고 있고요.

 

최근 라이프쉐어가 북한산 인근에 마련한 리트릿 오두막에서는 🧘‍♀️요가, 💃춤, 음악 등등 다양한 활동을 곁들이며 더 친근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프로젝트를 수시로 열고 있어요. 나를 만나러 떠나는 여행이라면, 굳이 멀리 갈 필요 없이 라이프쉐어로!

 

🧘‍♀️ 나를 만나러 떠나는 여행가기

 

 

우리가 상처를 👩‍💻기록하는 이유

 

 

마음을 다독이는데 글쓰기가 큰 도움이 된다는 건, 어릴 적 일기를 쓸 때 자연스레 알게 되죠.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운 이야기를 일기장 가득 써넣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던 것 같은데요.

 

아마 그 즈음부터 일기장에 자물쇠를 걸기 시작했을 거예요. 우울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죠.  

 

 

그런데 여기 상처받은 마음과 치유의 과정을 기록해 책으로 내는 출판사가 있어요. 바로 282북스인데요.

 

비슷한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아픔을 나누고,📸사진 촬영·연기·💃춤 등의 예술 기반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해 보며 마음을 돌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자살을 시도했던 청년들의 [나 오늘 그리고 살아감]의 이야기와 사진이 담긴 책 <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 이주여성들이 함께 만든 영화 <나는 [네모]입니다>, 그리고 최근엔 외국에서 살다가 중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살아가며,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인해 한국 사회 부적응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모여 몸짓과 춤으로 소통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댄스 뮤지컬과 다큐멘터리 영화로 담아내는 프로젝트 <드리머; 꿈을 만드는 아이들>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자신의 상처가 담긴 기록을 세상에 내보이는 일이 결코 쉬울리 없죠. 그런데도 용감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이유는 세상에 작은 변화라도 만들기 위해섭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또 다른 상처를 만들지 않도록, 세상이 그렇게 더 좋은 쪽으로 변해가도록 하기 위해서. 이 생각에 깊이 공감한다면 282북스의 모집공고를 유심히 지켜보다가 손을 번쩍 들기로 해요.

 

🏡 282북스 만나러 가기

 

혼자 두지 않겠다는 🖐다짐

 

 

심각한 사건을 겪은 후 신체적, 심리적으로 남은 깊은 상처를 가리키는 '트라우마'. 정신건강의학 분야의 전문가들이나 발음하곤 했던 이 단어는 어느새 우리 일상에서 아주 쉽게 들을 수 있게 됐죠. 그런데 실제로 심각한 트라우마가 생기면, 모든 생활이 무너질 정도로 큰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고 해요.

 

뉴스를 통해 사고를 목격하더라도 잔상이 오래 남아 🤦‍♀️고통스러울 때가 있는데요. 직접 심각한 사건을 겪은 당사자의 고통은 정말 어마어마하겠죠.

 

지속적인 악몽에 시달리거나, 공간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고,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는 것과 같은 심리적 고통은 물론이고요. 신체적인 질환으로까지 이어져 결국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지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해요.
 

 

 

사회적협동조합 '사람 마음'은 바로 그런 이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트라우마 전문 비영리 민간 심리치료 인권센터인데요. 일반적인 심리상담센터와 다른 점은 트라우마 치료에 집중한다는 것, 그리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는 거예요.

 

아동학대, 충격적인 사별, 공권력으로 인한 폭력, 국적이나 인종, 성 정체성과 같은 이유로 당한 박해… 트라우마를 겪게 하는 이런 일들엔  공동체의 책임도 있다고 보기 때문인데요. 사람마음의 운영비용은 이런 책임에 공감하는 이들의 후원금, 그리고 정부와 연계기관의 지원금으로 충당되고 있습니다. 

 

 

사고는 예기치 못한 순간에 갑자기 찾아오지만, 그로 인해 얻은 상처를 치료하고 회복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죠. 혹시 지금, 혼자서 외롭게 버티고 있다면 사회적협동조합 '사람 마음'이 내미는 손을 잡아 보세요.

 

🤚 사람 마음과 손잡으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