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건 낙엽만이 아니었어. 자꾸 가라앉는 마음을 위한 맞춤 책 처방
2021.10.22

admin

 

 

"그거 봤어?" 에디터 홀짝🤭은 요즘 이 말을 들을 때마다 흠칫 놀라요.

 

세계인이 열광 중이라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하지만 저는 아직 보지 못했거든요.

(미안해요. 전 아직 깐부가 아니에요ㅠ) 그렇게 잔뜩 위축되어 있는 에디터에게 친구가 또 "그거 봤어?"하면서 영상 하나를 보여줬어요.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배우 오영수 님의 인터뷰 영상이었죠. 여든이 가까워지도록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배우의 목소리에는 정말이지 큰 울림이 있더라구요. 한 마디 한 마디에 마음이 울컥 하기를 여러 번. "아름다운 삶을 살기 바란다"는 마지막 말을 들을 땐, 어느새 눈물까지 주르륵 흐르고 있더라고요. '안 어울리게 왜 이래...' 괜히 혼자 쑥스러워 했는데, 다행히도 저만 그런 게 아니더라구요. "모두가 승자"라는 말, "그대로도 좋다"라는 위로와 응원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필요했던 거죠.

 

2021년이 이제 겨우 두 달쯤 남은 지금,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처럼🍁🍃 이상하게 자꾸 기분도 가라앉죠. 날씨가 추워지고 밤이 길어진 탓도 있겠지만, 한해동안 부지런히 달려오느라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기도 했을 거예요. 이럴 때, 마음을 토닥여줄 수 있는 책 한 권 펼쳐보는 거 어때요? 위로와 응원에도 취향은 존재하는 법.

 

뭘 좋아할지 몰라서  네 가지 다른 취향의 책📚을 골라와 봤어요.


📖 내 기분, 내 감정을 스스로 깊이 들여다 보고 싶은 사람에게 - 마주노트 베이직

 

그다지 아기자기한 성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소녀시절엔 다이어리 꾸미기를 참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나요. 조용히 혼자 침대에 엎드린 채, 맘에 드는 스티커를 고르고, 색색깔 펜으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끄적이던 시간. 그 시간이 그저 놀이가 아니라 스스로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었다는 건 한참 후에 알았어요. 

일기를 쓰기 위해 하루를 찬찬히 돌아보면, 친한 친구에게조차 솔직하게 내보일 수 없었던 마음, 스스로도 알아차리하거나 외면했던 감정을 마주하게 되죠.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서는 다이어리 꾸미기는커녕, 일기 한 줄 쓰기가 어려워졌어요. 요즘 내 마음이 이 계절 갈대밭처럼 마구 흔들리는 것 같다면,

마음을 위한 감정일기 <마주노트>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마노컴퍼니

 공감의 힘을 통해 나와 타인, 가족간의 소통 부재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이론이 아닌, 경험으로 나와 타인을 알아가도록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책과 도구를 만들고 있다.

 

재밌는 이야기에 마음을 맡기다 보면 저절로 힐링되는 사람에게 
📖 세련되게 해결해 드립니다, 백조세탁소

 

큰맘먹고 진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했던 어느 날, 친한 친구를 불러내 마주 앉았는데 막상 친구 얼굴을 보니까 괜히 웃음이 나고 재밌는 이야기거리들이 자꾸 생각나더라구요. 결국 실컷 웃고 떠들다가 헤어졌는데 마음이 왜 그리 가뿐하던지. 지금 그런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겐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어요.

<세련되게 해결해 드립니다, 백조세탁소>

 

세탁소 앞에서 세상 힙한 자태로 서 있는 우리의 주인공 백.은.조. 서울에 있는 대학만 가면 꽃길을 걸을 줄 알았으나, 갑자기 고향 여수로 돌아와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세탁소를 떠맡게 됩니다. 그리곤 얼떨결에 동네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사고의 중심에 서게 되는데... 두둥!

 

'생활밀착형 추리 드라마'라는 소개마저 사랑스러운 이 소설은, 이재인 작가의 고향 여수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슬슬 소설 쓰기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예전에 살던 동네에 갔다가 이상한 기분을 느끼고 소설을 구상하게 됐다고 해요. 소설 속 "평범하고, 사소하고, 작고, 연약하고, 오래된 것들이 모여 있는" 은조네 동네를 실컷 헤매고 나면, 왠지 모르게 기운이 차오르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 이 동네를, 이 사람들을, 그리고 내 인생을."

 

안전가옥
 ‘모든 이야기들의 안식처’ 안전가옥. 오늘도 이야기가 가진 힘을 믿는 창작자를 기다리고 있다. 장르물에 특화된 출판사로, 참신하고 새로운 책이 안전가옥의 온라인 서가에 꼭꼭 들어차 있다. 

 

 

📖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다정함이 필요한 사람에게 - 도아에 사는 아도

 

언젠가부터 미술관에 가는 걸 좋아하게 됐어요. 화가도 잘 모르고 그림에 대해 뭘 아는 것도 아닌데, 그냥 마음 가는 작품 앞에서 가만히 시간을 보내는 게 좋더라구요. 시를 읽는 것도 비슷해요. 내 도플갱어가 쓴 게 아닌가 싶은 에세이나 정신을 쏙 빼놓는 흥미진진한 소설이 좋을 때도 있지만, 커다란 틈을 스스로 채워가게 만드는 시의 매력에 더 끌릴 때도 있죠. "이게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야"하고 화가 나는 분들은 과감하게 패스!

'틈'의 매력에 공감하는 분이라면 이 그림책이 마음에 들지 않을까 싶어요.

 

 
 
도아에 사는 아도

글,한라봉/그림,칠러

9,000

 

<도아에 사는 아도>. 동네서점 북티크에서 가져온 이 그림책은 우주의 어두운 별 '도아'에 사는 키위새 '아도'와 고양이 'G'의 이야기예요. 17일에 한번 태양이 찾아오는 이 어두운 별에서 둘은 무척이나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요.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는 부지런한 '아도'와, 베짱이처럼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사는 'G'. 여러분은 누구와 더 닮았나요? 17일에 한번 빛이 찾아올 때까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며 기다릴 건가요?

그림책이니까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경기도 오산. 자꾸자꾸 생각하게 만드는 이 그림책과 함께라면 아주 느릿하고도 촘촘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북티크
읽고 쓰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샵 ‘북티크’ 매일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을 기다리는 홍대 서점. 독립출판 서적과 취향에 맞는 책을 찾고 있다면 북티크로!
 

 

 

📖 힘차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저절로 충전이 되는 사람에게 - 빅이슈 매거진

 

충전하는 걸 귀찮아해서 늘 배터리 표시가 빨간 색인 에디터 홀짝. 무선 충전 기능이 처음 나왔을 때 어찌나 반갑던지요. (요즘은 무선충전기에 올려놓는 것마저 귀찮아하지만요;) 그래도 다행히 나의 생활 에너지를 충전하는 데는 좀 부지런한 편이에요. 주로 맛있는 거 먹고 푹 쉬면서 충전을 하지만, 멋지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급속 충전이 될 때가 있더라구요.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게 바로 그런 급속 충전이라면, 빅이슈 매거진을 추천해 봅니다.

 

 
 
No.261 / 모죠의 일지

빅이슈코리아

7,000

 

격주로 발행되는 매거진인데도 표지부터 항상 열일하는 빅이슈. 그때그때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이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등장하고요. 최신 트렌드부터 사회적 이슈까지 내용도 알차죠. 게다가 이 매거진은 특별한 슬로건을 갖고 있어요. 'Helping People Help Themselves',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 영국 런던에서 주거취약계층의 자립을 돕기 위해 발행되기 시작한 빅이슈는 2010년 한국에서도 창간돼 어느덧 10년이 넘게 지속되고 있어요. 노량진역, 신도림역, 강남역, 사당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역 근처에서 빨간 조끼와 모자를 착용한 빅이슈 판매원을 만날 수 있는데요. 판매수익은 이 분들의 자립을 돕는 데 사용되죠. 구입하는 순간부터 왠지 모르게 충전되는 기분, 여러분도 한번 느껴보세요.

 

빅이슈코리아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 빅이슈. 매 회 스페셜 모델의 표지도 멋있지만, 표지 안 텍스트는 더욱 멋진 격주 발간 빅이슈매거진. 스스로 자립하고자 하는 홈리스가 매거진 판매원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에디터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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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홀짝

대체로 집에 머물지만, 가끔은 아주 멀리 떠나는 사람. 지도를 열심히 보지만, 발길 닿는 대로 걷는 사람. 원하는 것은 세상의 모든 술을 마셔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