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엑셀러레이터, 빠띠 제이 활동가
2023.03.07

admin

[CHANGEMAKERS]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제이 활동가
Text | Kyuhwan Jeong
Photography | Hwakyung Kim

생활용품점은 자취생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어! 창문🪟 뽁뽁이 하나만으로 실내온도를 높일 수도 있고, 각종 정리용품으로 어질러진 공간을 쾌적하게 바꾸기도 하지. ‘자취필수템’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야🙆‍♀️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들도 생활용품점처럼 쉽게 경험하고,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디지털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활동가들이 모인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봤어🤗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는 사회 곳곳에 대화와 소통, 신뢰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이에 필요한 다양한 플랫폼을 공공재로 만들어 보급하고 있어. 민주주의🗳️라는 생활필수템에 정보와 기술을 접목해, 열심히 이용하는 사람들을 만드는 일종의 브랜드라 할 수 있지😍
 
그렇지만 ‘활동가’라고 하면 MBTI ENFP처럼, 재기발랄한 활동가들🏃만 모이는 건 아니라고. 활동가들이 어떤 방식과 마음으로 일하는지 궁금하지 않아? 일상의 민주주의☑️를 혁신하고, 확산시키고 있는 사회적 협동조합 빠띠의 제이 활동가님의 인터뷰 지금 바로 시작할게!
 

빠띠 김재환 활동가가 옥상에서 한손으로 빠띠라고 적혀있는 커다란 판넬을 들고, 한손으로는 판넬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민주주의 활동가 그룹 빠띠의 활동가 제이 김재환이라고 합니다.
 
빠띠는 무슨 일을 하는 곳인가요?
민주주의 활동가들이 모여 공공재로서의 더 나은 민주주의를 확산하자는 모토로 활동하고 있어요. 디지털 플랫폼뿐만 아니라 전국을 다니면서 공론장, 커뮤니티 등을 구성하면서 시민들이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경험할 만한 인프라를 구축해나가고 있습니다.

 

실내. 빠띠 김재환 활동가가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보여주며, 빠띠 공론장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빠띠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2019년에 ‘민주주의 서울’이라는 서울의 공론장 플랫폼 운영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시민들이 직접 의제를 제안하고 토론한 뒤, 실제 정책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였는데요, 활동 도중에 빠띠에서 일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2019년 말부터 합류하게 됐습니다.
 
빠띠에서 담당하고 있는 플랫폼🖥️을 소개해주세요.

빠띠는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플랫폼들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어요. 저는 빠띠의 여러 플랫폼 중 ‘캠페인즈’를 구축하고 활성화하는 캠페인즈 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목소리를 내는 사이트’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사회 이슈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지인들이 주변에 없는 경우도 있잖아요. 예를 들어, ‘난방비 지원 어디까지 필요할까?’라는 주제로 투표를 만들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소개하면 댓글로 토론할 수도 있고요. 문제제기나 문제해결을 위한 캠페인을 여러 사람들과 할 수 있습니다.

 

노트북 안에 빠띠의 스토리를 담은 내용의 페이지가 띄워져 있다. 페이지의 맨 위에 세상을 더 민주적으로 만드는 사람, 바로 당신입니다라는 제목이 적혀있다.

 

활동가로서 일하기로 결심한 계기가 궁금해요.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어요. 대학을 졸업할 때쯤엔 복지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을 넘어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을 느꼈고요. 민주주의 서울이 정책과 긴밀하게 연결된 프로젝트다 보니, 사회복지에 국한되지 않고 시민 활동으로 시작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활동가 그룹답게, 빠띠만의 특별한🌟 문화가 있을 것 같아요.
'허니문'이라고 입사 후 3개월 동안 끊임없이 질문하는 기간을 가져요. 제가 빠띠에 궁금한 점, 빠띠가 제게 궁금한 점을 내부 커뮤니티에 올릴 수 있어요. 

 

요즘 집중하는 이슈는 무엇인지라는 질문을 받아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심 있다고 대답했는데, 동료가 관련 논문을 올려주면서 토론해보자고 해주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그 외에도 일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질문을 많이 주고받는데요, 올바른 협업이나 토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토론하고 있습니다.
 

두개의 창문이 있는 건물 코너. 빠띠 김재환 활동가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혹시 활동적이지 않은 사람도 활동가가 될 수 있을까요?💦
저도 내향적이에요.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소위 ‘기 빨리고’ 얘기를 잘하지 못 하는데요. 입사하고 나서 내향적인 사람도 활동가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활동가로 일하다 보니 누구나 성향과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중요한 건 활동가의 일 중 하나가 말과 글로써 표현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건데, 그 과정이 처음엔 어려웠지만 점차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궁금해요.
작년 말에 이태원 참사를 주제로 공론장을 열었는데, 여태까지 행사와는 다른 느낌이어서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한 명이 다치더라도 사고 원인과 치료 방법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데, 사회적 참사의 경우엔 우리 모두가 당사자라고 생각하거든요.

 

이태원 참사에 대해 충분히 슬퍼하고 이야기할 공간이 없었고, 이후의 대책을 얘기를 해야 되는데 공론장에 오신 분들께서 이 자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얘기를 해주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노트북에 빠띠의 다양한 캠페인들이 적혀있는 페이지가 띄워져있다. 공공재 파트에는 공공서비스와 언론 공공성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고, 붕괴하는 사회에 다양한 사회문제(이태원 탐사와 군인권)등의 코너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중에서 캐빈닷넷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반응도 있나요?
지난달에 장애인 이동권을 주제로 행사를 기획하면서, 장애인 가족분께 캠페인즈에 기고할 글을 요청 드렸거든요. 그분께서 해주신 말씀이 기억에 남아 메모해두었어요.
 
“옳다고 생각하는 글을 쓰고 의견을 밝히면서도 굳이 제가 꺼내야 하는 이야기가 맞는지 여러 번 생각했습니다. 혹시 틀린 부분이 있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도 많이 했는데 토론 게시판에 댓글과 공감을 보면서 ‘저라도 글을 쓰기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도 열심히 목소리를 내고 참여를 하겠습니다.”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조직에서든 상대방과 잘 협업할 수 있을지 주로 고민해요. 사적인 모임이나 사회공동체든 서로 결국 ‘신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들 간의 신뢰가 깨져서 사회문제가 발생하고, 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대화를 할 수 없으면 문제해결의 시작을 못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노트북에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해 빠띠를 투표해주세요'라고 적혀있는 창이 띄워져 있다.


평소 소통하고,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민주주의🌱 기술을 알려주세요.
모임 같은 일상의 커뮤니티인 경우, ‘약속문’을 반드시 명시해놓길 추천해요. 의사 결정하는 과정에서 투표를 할 건지, 혹은 반대가 한 명도 없을 때까지 끝장 토론을 할 건지 방식을 미리 정하는 것도 좋고요.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모임에서 이러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라고 명시를 해놓으면 모임의 목적에 맞게끔 운영이 되고, 갈등도 줄일 수 있을 거예요.
 
제이님에게 찾아온 긍정적인 변화도 있나요?
이전에는 문제가 닥치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회의적인 생각이 컸는데 지금은 뭐라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위를 둘러보면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꼭 있더라고요. 그분들과 협업을 하면 재밌고, 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빠띠에서 다양한 이슈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복작복작하다 보니 ‘세상엔 생각보다 할 수 있는 게 많구나.’라는 제안의 가능성이 확장된 게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빠띠가 꿈꾸는 세상🌏이 궁금해요!
‘무인양품’ 같은 생활잡화점의 예를 많이 들어요. 매장에 가면 양말부터 칫솔까지 필요한 물건이 구비되어 있잖아요. 토론, 투표, 캠페인, 거버넌스 같은 민주주의 필수품을 찾고 싶으면 ‘빠띠’에 가면 있다는 인식을 만들고 싶은 게 저희의 바람입니다. 
 

빠띠에 대해 소개하는 팜플랫 한장을 들고 있는 손. '빠띠는 디지털 기술로 더 많고 더 나은 일상의 민주주의를 만듭니다'라는 글씨가 쓰여져 있다.


마치 민주주의 브랜드 같아요! 올해의 목표❗가 있나요? 
빠띠의 활동을 지지하는 분들을 많이 모으는 게 올해의 목표예요. 저희가 만든 민주주의 인프라를 활용하시는 분들도 더 늘어나길 바라고요.

 

내년엔 국회의원 선거도 있는데, 사회 이슈에도 밝은 ‘덕후’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런 분들이 하고 싶은 얘기가 더 확산될 수 있도록 빠띠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알맞은 콘텐츠를 올리실 수 있도록 역량 강화를 도와드리려고 합니다.
 
끝으로, ‘빠띠’를 한마디로 정의해주세요🙌

넓은 바다에 물고기 한두 마리가 있으면 상어한테 잡아먹히잖아요. 그런데 다양한 종의 물고기들이 모여서 큰 물고기 모양을 만들었더니 상어가 도망갔다는 이야기처럼,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도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구심점이자, ‘물고기떼’가 바로 빠띠에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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