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MAKERS] 사단법인 비투비 이채령 매니저

Text | Kyuhwan Jeong
Photography | Hwakyung Kim

‘베이비박스’라는 단어를 뉴스를 통해 한 번쯤 들어봤을 거야. 아기👶를 키우기 어려운 상황의 부모들이 아기를 두고 오는 상자지.

다행히 약 30% 부모는 아기를 다시 데려가 직접 키운다고 해. 더 많은 부모가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곳이 있다고 해서 만나고 왔어🙌

처음 겪는 일에는 누구나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 특히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임신을 하고 출산할 때, 곁에서 도움을 줄 사람이 없다면 막막할 거야😓

그때 가장 중요한 건 정보! 어린 비혼모에게 정보력은 아기의 생명이나 다름없어. 비투비는 위기 상황에 놓인 가정의 출산부터 자립까지, 아기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자원을 연결하는 일을 해.

모든 부모가 아기를 키울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비투비 이채령 매니저의 꺾이지 않는 에너지💪가 가득 담긴 인터뷰, 지금 바로 시작할게!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사단법인 비투비에서 지원사업 운영과 현장에서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는 매니저 이채령이라고 합니다.

가장 먼저, 비투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비투비(BtoB)의 B에는 ‘Baby’, ‘Box’, ‘부모’를 모두 대입할 수 있어요.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데 필요한 모든 자원이나 정보가 원활하게 흐르는 통로를 뜻하죠. 현재 애플리케이션 ‘품(puum)’을 통해 지원정보와 자원을 연결하고 있어요.

비투비에 합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궁금해요.

팀원과 조직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에요. 면접 때, 대표님의 “결국 사람이 일해야 조직이 돌아가는 것이고 팀원의 성장이 곧 조직의 성장이기에, 팀원의 성장에 아낌없이 투자할 예정이다.”라는 말에 귀가 쫑긋해졌어요.

비투비가 일하는 방식 중에서 장점을 하나만 꼽으면요?

사회문제를 다루는 작은 비영리 조직일수록 구성원들의 마음 돌봄이 중요해요. 팀원들 간에 다양한 어려움을 공유하고, 잘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부분들이 만족스러워요. 끊임없이 소통하며 개선 방법을 찾아가면서 성장하는 게 비투비의 장점이에요.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가족의 사례를 소개해주세요.

작년에 정말 많은 가족들을 만나 지원했어요. 작년에 지원했던 가족 중에는 출산을 하자마자 월세를 내지 못해 살던 집에서 나와야 했던 청소년 부부가 있었어요. 현재는 비투비에서 제공하는 자립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계셔요.

평소 취미 활동인 다이어리 꾸미기를 재능으로 발견하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죠. 최근 정식 작가 등록까지 마쳤고 디자인 소품을 판매하면서 적지만 수익도 생겼다고 알려 왔을 때 정말 뿌듯했어요.

많은 일을 하다 보면 시행착오도 있을 것 같아요.

자립 지원을 시작한 초반에는 취업을 희망하는 가족들이 취업에 성공하면 오래 일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종종 3개월 이상 근속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민이 많았어요. 당장 일을 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일을 하다 보니 근속이 불가능했던 거죠.

출산 후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고질적인 허리 통증을 겪는 분이 일을 시작한다고 해도 오래 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죠. 그래서 자립 지원 안에 의료 지원, 운동 지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어요. 자립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겨야 하지 않을까, 깨닫는 계기가 됐어요.

비투비가 운영하는 앱 ‘품(puum)’의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요?

작년 위기임신 솔루션 ‘품’의 사용자들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위기 상황에 있는 가족들을 찾는 데 집중하려고 해요. 특히 임신-출산 구간에 놓여 있는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본질적으로 베이비박스 문제와 위기 상황에 놓인 부모가 아기를 키울 수 있도록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제공하는 게 목표입니다.

비투비가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긍정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해요. 문제해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정말 많이 발생해요. 가족들을 만났을 때,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 밝은 부분들을 하나라도 찾아 크게 만들어나가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위기임신 상황에서 단 1cm라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삶이 나아가는 모습을 바라볼 때 ‘아, 내가 하는 일들이 헛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매니저님은 비투비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나요?

웹/앱 서비스 기획, 그로스 마케팅 등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마다 ‘내가 이 분야를 잘 다룰 수 있을까.’ 생각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다양한 영역에서의 업무 역량이 쌓이는 걸 확인했을 때 좋은 방향으로 성장해가고 있다고 느껴요. 그 역량이 쌓여 결국 제 자산이 되고, 나중에 더 자신 있게 새 업무를 해나갈 수 있으니까요.

새로운 팀원들을 구하고 있던데, 어떤 동료들을 기다리고 있나요?

새로운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팀원을 기다리고 있어요. 현재 저까지 팀원이 넷인데 각자가 맡은 업무 외에도 팀원 모두가 참여해, 함께 해나가는 업무도 많아요.

각자의 업무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정확한 틀에 맞춰진 업무를 선호하시는 분들은 다소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평소 마인드 컨트롤을 잘하는 능력이 필요한데요. 일과 생활의 스위치를 적절히 ‘온오프’ 하는 분들이 잘 맞을 것 같아요.

매니저님만의 온오프 방법이 궁금해요🤔

여가 시간에 게임, 애니메이션, 축구 경기 관람을 즐겨요. 응원하는 팀은 영국의 ‘맨체스터 시티’인데, 시즌 때는 헤어 나오지 못하고요. 하루 업무가 끝나 집에 돌아오면 의식적으로 업무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일 생각을 하면 정말 끝이 없잖아요. ‘긴급 먹거리를 전달해드렸는데 잘 받으셨을까?’, ‘아기가 아파서 급하게 병원에 갔다던 분은 병원에 잘 도착하셨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정말 집에서도 쉬는 게 아니게 되더라고요.

일하면서 매니저님에게 생긴 변화가 있다면요?

비투비에서 일하기 전엔 스스로 편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일을 시작하고 난 뒤, ‘나도 색안경 끼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구나.’라는 걸 깨달았죠.

부모가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왔다는 기사를 봤을 때 분노했었는데, 정말 아기를 키우고 싶어도 어려운 환경 때문에 양육을 포기 ‘당하는’ 사례들을 현장에서 보면서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더 넓은 시각으로 사회문제를 바라봐야겠다는 자세를 갖추게 됐어요.

앞으로 비투비의 목표를 소개해주세요.

위기 상황 속에서 아이를 기르려는 부모들이 품 앱을 이용했을 때, 원하는 정보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위기의 순간을 벗어나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끔 하는 것이 비투비의 목표입니다.

지난해 비투비가 언론에 소개된 이후 많은 분들이 후원은 물론, 활동을 지지해주시고 응원을 보내주셨어요. 올해는 후원자분들과의 교류를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어요. 후원자분들과의 오프라인 만남이나 비투비 후원 키트 등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꺾이지 않는 마음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은 무엇일까요?

처음 맞닥뜨리는 상황에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고 있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그냥 해보라고 말씀해드리고 싶어요. 항상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잖아요? 시작을 해야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냥 해보세요. 생각보다 별거 아니더라고요!

사단법인 비투비

https://btob.or.kr

Instagram @btob_pu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