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수리는 장난이 아니야, 마을발전소 김영림 활동가
2022.10.24

admin

사람이 아프면 병원🚑을 가지만, 장난감🧸이 아프면 가는 곳은...? 정답은 바로 장난감병원!

 

장난감 의사👩‍⚕️로 선발된 어르신들의 손길로 고장 난 장난감에 새 숨결을 불어 넣어주는 특별한 병원이 영업 중이라고 해서 호기심을 안고 찾아 가봤어🤗

 

 

고장 난 장난감🧸들은 마땅히 수리할 곳을 찾을 수 없어서 대부분 쉽게 버려져🥲 참 안타까운 일이지?

 

지구와 사람을 살리는 장난감병원에서는 고장 난 장난감들을 수리해주고, 필요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활동을 하며 장난감 쓰레기도 줄이는 활동을 하고 있어👍👍

 

마을 어르신에게는 소소한 일거리를, 아이에게는 꿈💕과 희망을 선사하며 세대가 공감하고 치유하는 공동체를 일궈가는 곳이기도 하지❤️‍🔥

 

장난감병원의 병원장 출신인 김영림 활동가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창시절의 대부분을 동작구에서 보내셨어. 자신을 키워준 마을🏘️과 이웃을 향한 얼마나 애정이 클지 가늠이 되지 않지?😎

 

서로 돌보며 대대로 살기 좋은 마을을 위해 설렘 가득한 매일을 맞이하는 김영림 활동가에게 사회적 경제의 가치에 대해 물어봤어😆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마을발전소 사회적협동조합의 활동가 김영림이라고 합니다. 동네에서는 저를 ‘림쌤’이라고 불러요.

 

예전에는 스스로 활동가라는 이름을 달아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은 어디 가서든 “활동가 림입니다”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림쌤! 마을발전소🏘️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마을발전소라는 이름을 단 건 2015년부터예요. 그전까지는 마을 회관이나 사랑방처럼 누구나 편하게 커피도 마시고 다과도 먹는 곳이었어요.

 

우리가 마을에서 만났으니까 ‘한번 발전해 봅시다!’ 그래서 마을발전소가 되었어요.

 

림쌤에게 마을🏘️은 어떤 의미예요?😉

제게 마을은 ‘심장 뛰는 곳’이에요. 활동 모토도 ‘심장 뛰는 일 하면서 하면서 같이 놀아요!’예요.

 

그동안 동네 어르신들과 부침개도 부쳐 먹고, 청소년들과 재활용 컵에 채소 모종도 심어보고, 동네 소식도 전하는 신문도 만들면서 하나씩 하나씩 누군가 툭툭던지는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어 계속 마을발전소가 굴러갔어요.

 

 

그러다 장난감병원🚑이 탄생하게 되었군요.

처음엔 자원봉사 차원에서 버려진 플라스틱 장난감 재활용으로 시작했어요. 장난감은 소재가 다양해서, 잘 분해하지 않으면 재활용이 어렵거든요.

 

그러다가 장난감 수리기술을 마을 어르신들께 알려드려서 장난감을 통해 아이들하고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2019년부터 장난감병원이라는 이름을 달고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장난감 전문 의사👩‍⚕️의 선발 과정이 궁금해요.

먼저 ‘아이들의 아픈 장난감을 고쳐줄 의사를 모집합니다’라는 선발 공고를 냈어요.

 

보통 할머님들의 참여율이 높거든요. 할아버지들이 공동체에 들어오기가 쉽지 않아요. 성비를 맞추기 위해 저희가 열심히 찾아다녀서 여성 여덟, 남성 일곱으로 맞췄어요.

 

직접 얼굴을 보면 마음이 약해질까 전화로 면접을 봤는데요. 어떤 계기로 신청하시게 됐는지, 옛날에 어떤 일 하셨는지, 어떤 장기가 있으신지 여쭤보고, 장난감병원의 의사가 되기 위한 필수 교육 시간이 100시간이 있다고 안내해드렸죠.

 

그렇게 선발된 분들과 100시간의 교육을 진행했어요. 납땜부터 재봉틀, 바느질과 같은 수리 교육은 기본으로 진행하고요. 또한 아이들을 응대해야 하니까 컬러-테라피를 통해 본인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색깔도 찾아보고요.

 

장난감병원을 방문하는 엄마들은 며느리가 아니다, 아이들이 아무리 예뻐도 함부로 만지시면 안 된다는 기본적인 서비스 교육과 노인 인권 교육까지 알차게 진행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난감🧸을 소개해 주세요.

어느 날 아이가 인형이 없으면 잠을 못 잔다고 전화 한 통이 왔어요. 작은 곰 인형인데 솜이 다 빠져가지고 힘없이 쭉 늘어져 있었어요.

 

인형이 오면 아이들한테는 안 보여주지만, 먼저 솜을 다 빼요. 천을 뒤집어서 말끔히 소독 한 뒤, 빵빵하게 다시 솜을 채워 넣어요. 우는 얼굴이던 곰인형이 다시 환히 웃는 얼굴이 돼요. 아이와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면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했죠.

 

사람은 다 그렇잖아요. 누군가한테 필요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게 큰 기쁨이에요.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고쳐주면서 새 생명을 선물하는 기분이 들곤 해요.

 

 

마을발전소 장난감병원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사람 중심’이라는 점이에요. 활동가 입장에서도 사람 중심으로 대해드리지만 주민들도 저를 귀하게 대해주세요. 장난감병원을 시작한 뒤로 민원이 하나도 없었어요. 저희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장난감 사망ㅠㅠ'(수리 불가) 진단을 딱 두 번 내렸을 때도 '왜 못 고쳤어요'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으세요. 안타까운 마음을 충분히 공감해줘서 민원이 없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관계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진 거 같아요.

저희 장난감병원은 대면이에요. 안 그래도 다양한 세대가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는데 장난감을 통해서 만날 수 있었어요.

 

아이들이 어르신들을 ‘의사 선생님~’ 이렇게 부르니까 댁에 돌아가셔도 손주들한테 자랑스럽게 얘기하신대요.

 

사회적 경제 안에선 늘 관계가 중심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동료들과 성과를 내면서 내 삶의 동력이 되고, 발전을 느낄 수 있는 게 바로 사회적 경제의 가치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바라는 마을의 미래💫가 궁금해요!

마을발전소의 성공은 마을발전소가 사라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장난감병원이 동네마다 생겼으면 좋겠어요.

 

태양에 특허가 없듯이, 누구나 장난감병원을 누려서 마을에 사는 재미와 보람을 나눴으면 좋겠어요. 마을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생기길 바라요.

 

 

림쌤의 삶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개인적인 변화는 스스로를 찾는 과정이었어요. 단순히 동네에 사는 걸 넘어, 내가 동네의 주인이 되는 경험을 했거든요.

 

막연히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을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는데, 주변에 마음과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니까 가능하더라고요.

 

마을 활동을 할 때 좌우명이 궁금해요🧐

‘세계를 구하는 마을, 마을을 살리는 사람’  내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있다는 생각을 종종 떠올려요.

 

마을 활동을 하면서 이웃의 아픔이 내 아픔으로 와닿기도 해요. 정말 외롭고 힘들 때 이웃들의 존재가 힘이 된다는 사실을 떠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사회적 경제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느슨한 관계가 주는 힘, '연대'요. 마을 활동을 하면서 아침에 저절로 눈이 떠지는 게 아니라, 재밌는 일을 해야겠다는 기대감이 자주 들어요.

 

살다 보면 속상한 일도 있지만, 서로 돌봐 주는 삶의 응원단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래서 저는 사회적 경제 안에서 제 삶의 든든한 응원단을 만났다고 생각해요.